오늘날 디지털 세계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그 속도만큼이나 사이버 위협 역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바이러스나 웜이 주된 위협이었다면, 이제는 랜섬웨어, 스파이웨어, 제로데이 공격, 파일리스(Fileless) 악성코드, 지능형 지속 위협(APT) 등 탐지하기 어렵고 파괴적인 공격들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통적인 보안 솔루션만으로는 우리 자신과 소중한 자산을 완벽하게 보호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의존하는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만으로는 더 이상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 없습니다. 왜 전통적인 안티바이러스만으로는 부족한지, 그리고 왜 '비정상 행위 감시(Abnormal Behavior Monitoring)'가 사이버 보안의 필수 요소가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아요!!
1. 전통적인 안티바이러스, 역할의 한계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는 오랫동안 우리의 디지털 방패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핵심 작동 방식은 주로 '시그니처 기반 탐지'입니다. 이는 이미 알려진 악성코드의 고유한 특징(시그니처)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두고, 컴퓨터 시스템의 파일이나 프로세스를 검사할 때 이 시그니처와 일치하는지 비교하여 악성코드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추가적으로 '휴리스틱 기반 탐지' 방식을 사용하여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 일지라도 의심스러운 패턴이나 구조를 분석하여 잠재적인 위협을 탐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안티바이러스는 분명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량으로 유포되는 흔한 악성코드나 이미 잘 알려진 바이러스들은 시그니처 기반 탐지로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보안 위생을 지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도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사이버 위협이 진화하면서 안티바이러스의 한계 또한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 새로운 위협(제로데이 공격)에 취약: 시그니처 기반 탐지는 '알려진 위협'에만 효과적입니다. 단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악성코드(제로데이 공격)는 데이터베이스에 시그니처가 없으므로 탐지할 수 없습니다. 공격자들은 안티바이러스 회사가 시그니처를 업데이트하기 전에 공격을 감행하며, 이 짧은 시간 동안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 변형된 악성코드 탐지 회피: 악성코드 제작자들은 시그니처 탐지를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악성코드를 변형(Polymorphic, Metamorphic)시킵니다. 코드를 조금만 바꾸거나 암호화해도 기존 시그니처로는 탐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파일리스(Fileless) 악성코드의 등장: 최근에는 실행 파일 형태로 시스템에 저장되지 않고, 메모리상에서 직접 실행되거나 윈도우 파워쉘(PowerShell), WMI(Windows Management Instrumentation) 등 시스템에 기본적으로 설치된 정상 도구를 악용하는 '파일리스 악성코드'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악성코드는 파일 형태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파일 스캔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안티바이러스로는 탐지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 정상 도구를 이용한 공격(Living-off-the-Land): 공격자들이 시스템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정상적인 프로그램(PowerShell, cmd.exe, PsExec 등)을 이용하여 악의적인 행위를 수행하는 공격 기법입니다. 안티바이러스는 해당 프로그램 자체가 악성코드가 아니므로 탐지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파워쉘 스크립트를 통해 정보를 유출하거나 시스템 설정을 변경하는 행위는 정상적인 파워쉘 실행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복합적이고 단계적인 공격: 현대의 공격은 단일 악성코드 실행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단계를 거치며 은밀하게 진행됩니다. 초기 침투, 권한 상승, 내부망 탐색, 데이터 수집, 외부 유출 등 각 단계에서 다양한 기술이 동원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만 전체 공격 흐름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안티바이러스는 이러한 복합적인 행위 패턴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처럼 안티바이러스는 기본적인 방어막을 제공하지만, 진화하는 위협의 속도와 형태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는 단 한 번의 침투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안티바이러스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2. 비정상 행위 감시(UEBA, EDR 등), 왜 필요한가?
안티바이러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복잡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비정상 행위 감시'입니다. 이 기술은 특정 파일의 '시그니처'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시스템이나 사용자의 '행위' 자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정상적인 패턴에서 벗어나는 이상 징후를 탐지합니다. 사용자 및 개체 행위 분석(UEBA: User and Entity Behavior Analytics)이나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 확장 탐지 및 대응(XDR: Extended Detection and Response)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 핵심 원리는 동일합니다.
비정상 행위 감시 시스템은 대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 기준선(Baseline) 학습: 시스템이나 사용자의 평소 정상적인 행위 패턴을 학습하여 기준선을 설정합니다. 특정 사용자는 어떤 시간에 어떤 서버에 자주 접속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며, 어떤 종류의 파일을 생성하거나 수정하는지 등을 파악합니다.
- 실시간 행위 모니터링: 프로세스 실행, 파일 접근 및 수정, 네트워크 연결 시도, 레지스트리 변경, 시스템 구성 변경, 권한 상승 시도 등 엔드포인트(PC, 서버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모니터링합니다.
- 기준선과의 비교 분석: 수집된 실시간 행위 데이터를 미리 학습된 정상 기준선과 비교 분석합니다. 기준선에서 크게 벗어나는 행위, 즉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비정상적인 패턴이나 의심스러운 순서의 행위가 탐지되면 경고를 발생시키거나 차단합니다.
- 상관 관계 분석: 단일 행위보다는 여러 행위들이 시간 순서에 따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하여 전체적인 공격 시나리오를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사용하지 않던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특정 중요 파일에 접근한 후, 외부의 특정 IP 주소로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려는 일련의 행위는 비정상적인 데이터 유출 시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위험 점수 부여 및 자동 대응: 탐지된 비정상 행위의 위험도를 점수화하고, 설정된 정책에 따라 해당 프로세스를 강제 종료하거나, 네트워크 연결을 차단하거나, 사용자 계정을 일시 정지하는 등 자동화된 대응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2.1 왜 비정상 행위 감시가 필수적인가?
비정상 행위 감시가 현대 보안에 필수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알려지지 않거나 변형된 위협 탐지: 시그니처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제로데이 공격이나 기존 악성코드의 변형된 형태도 행위 자체의 비정상성을 통해 탐지할 수 있습니다. 파일리스 악성코드나 정상 도구 악용 공격 역시 해당 도구의 '비정상적인 사용 행위'를 통해 파악 가능합니다.
- 내부자 위협 탐지: 악의적인 내부자가 정상적인 권한을 이용해 정보를 유출하거나 시스템을 파괴하려 할 때, 안티바이러스는 이를 탐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정상 행위 감시는 해당 사용자의 평소와 다른 행위 패턴(예: 평소 접근하지 않던 중요 데이터 접근, 대량 파일 복사, 비인가 프로그램 실행)을 통해 내부자 위협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 공격의 전체 흐름 파악: 단순한 악성코드 실행을 넘어, 시스템 침투부터 내부망 이동, 데이터 유출까지 이어지는 공격의 전체적인 단계를 가시화하고 파악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는 공격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랜섬웨어 등 파괴적 공격 조기 탐지 및 차단: 랜섬웨어는 파일을 암호화하는 행위를 수행합니다. 비정상 행위 감시는 특정 프로세스가 단시간 내에 대량의 파일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수정하거나 암호화하려는 행위를 탐지하여, 암호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기 전에 해당 프로세스를 차단하거나 시스템을 격리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정밀한 분석 및 대응: 탐지된 비정상 행위에 대한 상세한 맥락 정보(어떤 프로세스가, 언제, 어떤 파일에 접근했고, 어떤 네트워크 연결을 시도했는지 등)를 제공합니다. 이는 보안 담당자가 위협의 심각성을 정확히 판단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3. 안티바이러스와 비정상 행위 감시는 상호 보완적
이제 명확해졌듯이, 안티바이러스와 비정상 행위 감시는 서로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현대의 효과적인 사이버 보안 방어는 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다계층 방어(Layered Defense)' 전략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 안티바이러스: 대량으로 유포되는 단순하거나 이미 알려진 악성코드를 1차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탐지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보안 팀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며, 기본적인 위협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는 필수적인 첫 번째 관문입니다.
- 비정상 행위 감시: 안티바이러스가 놓칠 수 있는 새롭거나 은밀한 위협, 내부자 위협, 파일리스 악성코드, 정상 도구 오용 등 복잡하고 지능적인 공격을 행위 기반으로 탐지하고 분석합니다. 공격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마치 집의 보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안티바이러스는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창문을 닫는 '물리적인 방어'에 해당합니다. 이는 기본적인 보안 조치로, 대부분의 어설픈 침입 시도를 막아줍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도둑은 자물쇠를 따거나 다른 경로로 침입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비정상 행위 감시입니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CCTV, 움직임 감지 센서, 비정상적인 소리 감지 시스템 등은 도둑이 문을 열거나 창문을 깨는 행위뿐만 아니라, 집안에 들어와 물건을 뒤지거나 귀중품을 훔치려는 '비정상적인 행위'를 감지하고 경고를 보냅니다.
안티바이러스는 '알려진 위협'이라는 '물체'를 탐지하는 데 강점을 가지지만, 비정상 행위 감시는 '알려지지 않은 위협'을 포함한 다양한 '행위' 패턴을 탐지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솔루션을 함께 운영할 때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보안 태세를 갖출 수 있습니다.
4. 정리하면,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위한 필수 선택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끊임없이 사이버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소중한 개인 정보, 금융 정보, 추억이 담긴 파일들이 위협받고 있으며, 기업에게는 고객 데이터, 영업 비밀, 핵심 사업 시스템이 공격의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보안 전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안티바이러스는 여전히 기본적인 방어 역할을 수행하지만, 진화하는 공격 기법의 속도와 복잡성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파일리스 악성코드, 제로데이 공격, 정상 도구 오용 등 탐지하기 어려운 새로운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사용자의 '행위'를 면밀히 감시하고 분석하는 '비정상 행위 감시'가 필수적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보안 솔루션 조합은 안티바이러스 솔루션과 비정상 행위 감시 솔루션(UEBA, EDR 등)을 함께 도입하여 다계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안티바이러스는 대량의 알려진 위협을 1차적으로 걸러내고, 비정상 행위 감시는 안티바이러스가 놓치는 숨겨진 위협이나 복합적인 공격 시도를 탐지하여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저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오늘날의 치명적인 사이버 위협 환경 속에서 안티바이러스와 비정상 행위 감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개인 사용자든 기업이든,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이 두 가지 핵심 보안 솔루션의 도입 및 유지 관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안전한 디지털 환경은 강력하고 지능적인 보안 방어 체계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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